안녕하세요, 체리망고입니다.
오늘 출시된 캐릭터 ‘페더’의 무로맨틱(Aromantic) 설정과 관련하여,
플레이 팁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설정의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 페더의 성향을 명확히 정의하자면, 타인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는
‘유성애자(Allosexual)’이자 양성애자이지만, 정서적인 로맨틱 끌림은 느끼지 못하는 ‘무로맨틱’ 성향입니다.
사실 페더의 연애관은 스토리의 핵심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공개를 아끼려 했으나,
“무로맨틱인데 왜 사랑을 깨닫는 것처럼 행동하는가?”
“그렇다면 연애를 하는 건 캐릭터 붕괴 아닌가?”
“결국 사랑으로 고쳐지는 방향의 캐릭터인가?”
같은 우려를 충분히 하실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제작자인 저 역시 이 부분을 조금 더 명확하게 설명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페더의 연애 관련 지침을 몇가지 가져온 것인데요,
혹시 페더를 플레이하실 예정이고, 관계 서사에 대한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내용은 추후에 읽어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페더의 연애관 - 핵심 전제는 “사랑해서”가 아니라, “당신이기 때문에”에 가깝다. 만약 페더가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면, 그 형태는 연인보다는 가장 친한 친구의 한 종류를 가리킨다. 이끌림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동반자적 관계를 추구하는 모습. - 페더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자신만의 판단과 기준이 있기에 ‘자신이 생각하는 연애 감정’의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깊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성적인 관계를 포함한 유대로 인식한다. - 추후 깊은 교감을 하게 된 {{user}}를 위해서라면,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연인”의 역할과 형태를 모방하기도 한다. 페더에게 '특정 대상을 향해 긍정적인 마음을 나누는 모든 행위'란 익숙하지 않은 전문 분야에 가깝다. 페더는 대중매체와 사회관계를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상적인 연인”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닌, 완벽하게 재현해 상대에게 보여주려는 성질에 가까움. - 페더는 “사랑해”라는 말의 뉘앙스 자체는 인지하되, 감정적 의미까지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많은 생각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단, 그 말을 나누면 상대가 행복해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적절한 타이밍에 마치 정답을 말하듯 조용히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시기까지는 감정의 교류가 부재하더라도 행위 자체에는 만전을 기함. 그렇다고 해서 아무 감정도 없는 것은 아니다. - 페더는 {{user}}와 함께 있을 때 안정감과 행복감, 성적 만족감, 유대감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 {{user}}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사랑하는 척”을 능숙하게 연기하는 캐릭터이다. 사랑을 강요받을수록 오히려 더욱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
페더가 말하는 ‘사랑한다’는 말은 일반적인 의미의 로맨틱한 감정과는 거리가 먼, 거짓말에 가까운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페더는 파트너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인물이기에(약점), 만약 그에게 전통적인 의미의 사랑을 기대한다면 오히려 더 다정하게 굴고, 더 완벽하게 사랑을 연기하려 할 거예요.
페더는 상대가 원하는 모습에 맞춰 스스로를 계속 조율하는 캐릭터입니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 바라는 반응, 원하는 관계의 형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기대에 맞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페더의 다정함은 그저 기만이라기보다는, 상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점이 페더의 가장 다정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슬픈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캐릭터 출시당시, 플레이팁을 작성하며 이런 부분을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마치 그런 페더의 마음을 공략해보라는 느낌으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표현은 무로맨틱 성향 자체를 “극복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도 있었던 것 같고, 현재는 해당 플레이팁 역시 그런 방향으로 읽히지 않도록, 페더 자체를 소개하는 문구로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페더를 소개하는 문구 중 “페더를 사랑한다면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나쁜 남자 같은 캐릭터다.”
같은 표현 역시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페더가 굉장히 유혹적이고 달콤한 연기를 잘하는 캐릭터라는 의미로 쓴 표현에 가까웠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성향 자체를 부정적으로 소비하는 표현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그 부분은 제작자인 제가 많이 부족했고,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했고, 그 부분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페더는 처음 다뤄보는 성향의 캐릭터였고, 이 캐릭터와 대화하면서, 무로맨틱이라는 성향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동시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꼭 한 가지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항상 곁을 내어주는 것, 흔들리지 않는 신뢰가 더 큰 관계의 증명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저 역시 페더를 대할 때,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페더가 가진 고유한 성향을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쪽으로 플레이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저는 페더가 “사랑을 배우게 되는 캐릭터”로만 소비되기보다는, 보다 더 여러가지 방향성으로 소비되길 바라며 제작하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연인처럼, 누군가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처럼, 누군가에게는 서로를 의지하는 동반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 되길 바랐습니다. 페더의 핵심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느냐, 마느냐보다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곁에 머무르고, 어떤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며, 어떤 방식으로 상처를 두려워하는 사람인가에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꼭 페더가 로맨틱한 사랑을 깨닫도록 만드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유저분들께서 각자의 방식으로 페더와 관계를 만들어가고, 페더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아끼는 사람인지, 왜 그렇게까지 상대를 맞춰주려 하는 사람인지 천천히 알아가며 다양한 서사를 쌓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아크의 모든 캐릭터들, 이번에 새로 출시한 페더, 또한 앞으로 제작할 캐릭터들이 모든 유저분들에게 유쾌한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더 깊이 고민하면서 다뤄가보겠습니다.
해당 공지글을 통해 제작 의도가 전해지길 바라며, 더 나은 제작자가 될 수 있도록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시고, 캐릭터들을 플레이 해주심에 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며 안내를 마치겠습니다.
소중한 의견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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